통진당 당권파들이 믿는것 한가지

통진당 당권파들의 현재 전략은 '진짜 끝까지 가볼꺼야?'로 요약되는 협박전술이라고 볼 수 있다. 협박의 종류는 두가지인데 수틀리면 다 때려치워 분당으로 몰고 가버리겠다는거 하나와 재조사하면 너희라고 부정을 안했다는 보장 있느냐 하는 것 한가지이다. 

두번째 협박의 대상이 되는것은 아마도 인천연합 울산연합등으로 대표되는 구 민주노동당계 비당권파일 것이다. 실제로 재조사를 한다면 이들은 '자랑스러운 민주노동당의 전통'에 따라 그들 나름대로 열심히 부정선거활동을 벌였을 가능성이 크다. 그 규모가 당권파보다 조금 적을수도 있지만 적어도 질적인 면에서는 아마도 그에 못지 않을 것이다. 참여계와 '노심'을 중심으로 한 PD계열은 이런 협박으로부터 자유로울수도 있다. 그러나 문제는 실제 이번 사태가 힘싸움으로 갔을때 민노계 비당권파를 포섭할수 있는 쪽이 승리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참여계와 PD계열만으로는 이기기 힘든 싸움인것이다.

비당권파가 취할 수 있는 가장 바람직한 전략은 민노계 비당권파의 희생을 전제로 한 전략일 것이다. 현재까지는 민노계 비당권파가 자기 계파의 후보들의 사퇴를 기정사실화 한 상황이라 가능한 전략으로 보인다. 그러나 실제 부정선거의 총체적인 실체를 밝히는 작업에 들어가는데 따르는 부담감은 이보다 더 클 수도 있다. 자기 세력의 약화를 담보로 해야 가능한 전략이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실제 책임자에 대한 처벌이나 징계수위는 상당히 낮아질 수 있다. 참여계나 PD계로서도 이들에 대한 책임을 철저히 묻자고 하기는 어려울것이다. 앞서도 말했지만 비당권파의 반발이 있을 경우 바로 패배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결국 이번 통진당 내부사태의 결말은 비당권파의 승리로 끝난다 하더라도 통진당의 완전한 내부개혁으로 바로 이어지기는 힘들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부정선거의 책임자에 대한 징계수위가 내부적으로는 정파의 이해관계에 따라 상당히 완화될 가능성이 보이기 때문이다. 통진당의 당내민주주의 확립과 그에 대한 지지자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거의 숙청에 가까운 작업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지만 자칫 잘못하면 NL계파의 통합으로 이어져 당권파의 승리로 이어질수도 있다는게 통진당의 딜레마인것 같다.

통합진보당 지지에 대한 반성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선거가 부정선거였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비례대표 선거에서 잡음이 있었다는건 알고 있었지만 어느정도가 진실인지 실제 선거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를 속속들이 파악하고 있지는 못했다. 그냥 지지만 했었지, 당원도 아닌 상태에서 밖에서 들여다 보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어느정도 외면을 했던 면도 있다. 소위 말하는 당권파(경기동부)가 어떤 스타일로 일을 하는지는 대충은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변명이긴 하지만 그래도 3개 계파가 어렵게 연대했으니 그래도 마지막 선은 지키지 않았을까 하는 기대는 가지고 있었다.

결과적으로 말하면 잘못된 판단이었다. 그들은 민주적인 절차란 옆집에 지나가던 개짓는 소리정도로밖에 인식하지 못하는 수준이었다. 민주적인 절차에 대한 기본적인 상식이 없었던 것은 물론 주변의 눈들에 대한 최소한의 눈치도, 결과가 나온뒤 그에 대한 책임이 뒤따르리라는 정치적인 예측도 하지 못했다. 결국 양심적이지도 정치적이지도 못한 집단이었다. 

솔직히 내 개인적 입장에서는 이번 국회의원 선거에서 통합진보당 이외에 대안이 마땅치가 않았다. 사표가 되는게 아까웠고 그나마 약자의 입장을 대변해야 될 의무를 가진 집단이 정치세력화 하기를 바라는 입장에서 어떻게든 지지하고 표를 주고 선거에서 이기길 바랬다. 뭐 구체적으로 선거운동을 했던건 아니지만 가족들이나 주위 분들에게는 통합진보당도 괜찮다는 설명은 하고 다녔다. 블로그에 몇개 되지도 않은 글들도 결론부에는 그래도 이번 선거에는 통합진보당을 지지한다는 말은 꼭 넣었다. 그러나 지금 생각해보면 이번 총선에서 통합진보당에 던진 내 한표야말로 사표가 돼버린 것 같다. 혹시라도 내 주위 분들이나 블로그를 읽고 통합진보당에 대한 기대를 갖게 됐던 사람들이 있다면 죄송스럽다. 사과 드린다.

이미 늦긴 했지만 계속해서 통합진보당의 행보를 지켜볼 수 밖에 없다. 날려버린 한표로 치부하고 잊어버리는것도 무책임인것 같기때문이다. 그들이 진심으로 반성하기를 아니 설사 반성하지 않는다 하더래도 그들에게 엄격하게 책임을 물을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 선거부정에 관여한 모든 당내 세력에 대한 단호한 조처와 부정선거로 선정된 비례대표 당선자들의 사퇴가 통합진보당이 그들을 지지해준 사람들에 대해 할 수있는 최소한의 보상이 될 거라 생각한다. 

안타까운건 통합진보당이 아무리 가혹한 자기 반성을 한다 해도 이미 바닥으로 떨어질데로 떨어진 도덕성을 회복할 수 있는 길이 잘 안보인다는 점이다. 후보사퇴가 이루어지고 책임자에 대한 문책이 있다 해도 부정이 저질러졌다는 자체만으로도 새누리당이나 민주당에 비해 도덕성에 있어 떨어지는 입장이라는건 변함이 없다. 최소한 다른 당에서는 이런 사태는 벌어지지 않았었으니 말이다. 결국 사태에 대한 엄중한 자기반성이 있다 하더라도 반성의 출발선상에 서는 것에 불과한 것이다. 그나마 그 출발선에 과연 들어설수 있을지도 솔직히 지금 상태에서는 회의적이다. 진보정당과 그 가치를 믿고 지지해왔던 사람들에 대한 최소한의 양심을 보여주기를 바란다.

광우병과 정부 조치에 대한 불만

미국에서 광우병 소가 발견된 이후 정부의 조치와 사태에 따른 태도 변화를 지켜보면 이명박 정부나 미국이나 뭔가 방향을 잘못 잡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미국에서의 도축과정과 소고기에 대한 여러 역학조사에 대해서 불신하는 것은 아니다. 검수조사개체가 줄어들었다는것에 불만을 가진 소비자 단체들도 있다는 기사도 봤었지만 광우병 소의 발견이 없는 상태였으니 그럴수도 있지 않나 하고 생각한다. 아마도 이번 광우병 소 발견으로 다시 조사개체수가 늘어나던지 하지 않을까 싶을 뿐이다.

문제삼고 싶은 부분은 정부의 조치이다. 처음 광우병소 발견시 검역중단과 수입중단을 고려해보겠다는 조치는 립서비스에 그쳤고 사실상 취해진 조치는 검역숫자를 늘리는 것 등의 소극적인 것들 뿐이었다. 아마도 미국과의 통상마찰을 고려한 부분이 아닐까 싶은데, 이 경우는 미국정부에게도 일정부분 책임을 돌릴 필요도 있다. 미국산 소고기의 안전성에 대한 집착으로 검역중단 조치등 다는 대안에 대해 너무 경직된 자세를 취하고 있다.

이번 광우병 사건의 경우 정부에서 일시적인 기간(역학조사기간이라던지)이라도 검역중단 조치를 취했다면 어땠을까? 미국 현지 상황이야 내 알바 아니니 넘어가고 국내에서의 일시적인 검역중단 조치나 수입제한 조치는 장기적으로 봤을때는 미국산 소고기의 안전성 - 엄밀하게 말하면 미국산 소고기의 유통과정에 대한 신뢰를 높여 주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더불어 그동안 쌓였던 MB 정부의 소통부재에 대한 불만 역시 일정 부분 사그러 들수도 있었을 것이다. 미국산 소고기에 대한 불안을 가지고 있는 국민들의 숫자를 고려하면 당연히 취할수 있는 조치였고 미국정부도 충분히 납득시킬수 있는 부분이 있었다는 것이다. 양측 정부 모두 광우병 소고기에 대한 한국인들의 불안을 그렇게 크게 신경쓰고 있지 않은것 같다는 의심을 가질수 밖에 없는 부분이다. 소고기는 어쨌든 상품 아닌가. 자신들의 제품의 안전성과 유통과정의 안전성을 홍보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날려버리고 있다는 생각은 안하는지 궁금하다.

수입중단이나 검역중단 조치가 실제의 위험을 과장시킬수도 있다는 반론도 가능하다. 하지만 비정형성 광우병이라던지 식용으로 소비될 가능성이 없는 젓소라는 점 등 엄연한 팩트들을 홍보하면서 사실상 위험성이 거의 없지만 그래도 국민들의 불안을 고려해서 우리는 신중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는 태도는 결국 사실관계를 알리는데 있어서 큰 차이를 주지는 않을것 같다는 생각이다. 어느정도 양보해서 광우병의 위험에 대한 우려가 약간 높아질수 있다 해도 그 댓가로 유통과정, 검역과정에 대한 신뢰도가 대폭 상승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아무리 봐도 손해를 볼것이 별로 없어 보인다.

실제로 우리 국민들의 광우병에 대한 인식이 어느정도로 변화되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광우병 사태 때 광우병에 대한 공포와 불안감이 실제 이상으로 과장된 면이 있었던것은 사실이다. 이미 4년의 시간이 지난 상황에서 그동안 꾸준히 학자들을 통해서 제기된 합리적인 설명으로 광우병에 대한 오해가 어느정도 풀린것 역시 사실이다. 그러나 전문지식에 대한 진입장벽(솔직히 브릭 글은 어렵지 않나?)같은걸 고려하고 당시 정부와의 대립과정에서 부풀려진 갈등등은 문제를 수면 밑으로 잠복시키고 있었을 뿐이라는 가정도 가능하다. 

괜히 어렵게 사태를 풀어갈 필요가 있나 싶다. 미국정부나 우리정부나 광우병에 관한한 세계적으로 유래없이 까다로운 소비자를 상대로 미국산 소고기를 팔아야 된다는 현실을 좀 더 고려해 나가는게 어떨까 싶다.

국가안보는 모든것에 우선하는가

뉴비밸에 글쓰려면 암호 생겼다면서요?

직접 문제제기를 한것은 아니지만 댓글을 달았던 입장에서 생각을 한번 정리하고 넘어가는게 나을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국가안보는 중요한가라는 질문이라면 정답은 당연히 '중요하다'가 될것이다. 그러나 국가안보가 모든것에 우선하는가 라는 질문이면 내가 생각하는 답은 '모든것에 우선하지는 않는다. 상대적이다.'가 된다.

댓글에서 적은 상대적이라는 말에 대해서 설명하자면 국가안보가 항상 다른 가치들에 우선할수 없는 가치임을 말하려 했다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당장 국가의 안보가 위태로운 상황(전쟁이라던지)에서 불가피하게 개인의 자유나 다른 가치들이 제한받아야 될 상황은 존재할 수 있다. 이경우에는 다른 가치들보다 우선적으로 적용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말 그대로 제한에 그쳐야지 본질적인 침해나 희생까지 강요되어서는 안된다고 본다. 만약 테러리스트 혹은 적이 존재할것으로 의심되는 마을을 한꺼번에 불태워버린다면 이런 희생은 어떤 논리로도 우리가 가지고 있는 가치체계에서는 합리화 될 수가 없을 것이다. 결국에는 어떤 상황에서도 국가안보가 절대적인 가치로 홀로 존재할수는 없다는 걸 말하고 싶었다. 다른 가치들과의 형평성을 생각하면서 존재해야 된다. 결국 상대적이라는 생각이다. 단, 그 상대성의 우선순위는 상황에 따라 조정될 수 있다.

국가안보와 관련된 현상황이 어느정도 위험에 빠져 있는가는 개인의 견해차가 있을 수 있다. 그리고 그 개인개인간의 견해차의 절충점이 현재의 우리가 발딛고 있는 법이나 사회에 반영되고 있다고 본다. 여기서의 견해차를 토대로 지금도 논의는 계속되고 있다. 이러한 커뮤니티상에서의 논란도 모두가 합의할 수 있는 절충점을 마련하는 면이 있다. 한가지 덧붙이고 싶은 말은 이러한 논란이 지속되는 모습은 어떻게 보면 국가안보라는 차원에서는 오히려 득이 될수도 있다는 점이다. 국가안보는 애국심이 투철한 몇명의 사람들만으로는 지속되지 않는다. 최대한 다수의 사람들이 이해하고 납득할 수 있는 차원에서의 희생이라야 국가안보의 수준이 올라갈수 있다. 만약 개인의 희생, 표현의 자유나 양심의 자유등 다른 가치들의 희생이 부당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다수가 된다면 그들을 포용할 수있는 방식으로 조정이 될때에야 결과적으로 국가안보가 더 강력하게 유지될수 있는것이 아니겠느냐는 질문을 보수분들에게 드리고 싶다. 한가지 더 덧붙이자면 이러한 질문을 하는 사람중에는 소위 NL도 있을수 있다. 그러나 대다수의 사람들은 NL을 위해 이러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것이 아니다. 사형제도 폐지를 주장하는 사람들중에 예비적인 살인자들이 숨어 있다는것과 마찬가지의 생각은 하지 말아달라.

사실 논란이 됐던 문제는 커뮤니티 상에서의 여러 다양한 문제들과도 연결된다. 태도같은 문제들인데 이 부분은 상대적으로 개인개인이 판단할 문제다. 질문의 대상자가 너무나 불성실한 태도라 자기 자신도 불성실한 태도로 대했다라고 하면 이에 대한 가치판단을 내리기는 힘들다고 본다. 결국에는 개인들의 방식인데 뭐라고 상관할 문제는 아닌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당장 내가 불편해지는 질문들에 대해서는 뭐라도 견해를 내놓아야 하지 않겠는가. 이런식의 개개인의 사상에 대한 질문은 논의와 직접적인 상관이 없는한 가급적 받고 싶지 않다. 트롤짓에 대한 반작용이라고 하는데 누군가 나를 트롤로 분류한다고 해서 내가 왜 트롤이냐에 대한것부터 반론을 시작할 모습이 너무 안습인 상황이라 참견할 수 밖에 없었다.



이번 패배는 대선을 위해 한걸음 물러난것일뿐..

그런거 없고 걍 정신승리입니다. ㅋㅋㅋ;;

새누리당은 확실히 확고한 지지기반을 가지고 있다. 적어도 절반의 국민은 새누리당의 진정성을 믿어줬다는거라고 볼수 있을 것이다. 사실 이명박도 될만하니 됬었던거다. 야권이 패배한데 가슴이 쓰리긴 하지만 그래도 근사치의 접전이었다는데 야권은 일단 만족하고 재정비할 필요가 있을것 같다.

제목에 쓴건 정신승리이긴 한데 그래도 야권의 대응에 따라서는 현실화가 어느정도 가능한 시나리오라는 점을 얘기하고 싶다. 야권이 기대할수 있는건 견제세력론(균형론?)이 될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정치적으로는 새누리당이 박근혜 대선후보가 거의 단독경선상황인거나 마찬가지인데 비해서 야권쪽은 아직 판을 더 키워볼 여지가 있는 경선구도가 가능하다는 것도 대선구도에서는 장점이 될수 있을 것이다.

18대와 비교할때 새누리당이 가지고 간 의석수는 거의 동일하지만 크게 보수와 진보로 구분했을때는 어느정도 균형이 맞는 상황이 된건 이번 총선이 국가적으로 그렇게 나쁜 결과라고 볼 수만은 없다는 생각도 든다.

야권이 대선에서 기사회생할 수 있는가 아니면 잃어버린 10년이 되고 말것인가는 6월에 국회가 열린 후의 행보에도 일정부분 걸려 있다고 볼 수 있다. 개인적인 조언이라면 과격한 아니 어찌보면 실현불가능한 정책의 조정을 생각해봤으면 한다는 점이다. 개인적으로 가장 불만족스러웠던 조항은 FTA폐기나 재협상 조항이었다. 폐기나 재협상을 논하기에는 이미 엄청나게 시기적으로 늦었다는건 사실 아닌가? FTA에 꾸준히 반대해왔던 입장이지만 적어도 내가 보기엔 이 시점에서 폐기에 대한 당위를 찾기는 힘들다고 본다. 정권의 교체를 이유로 오랜 우방과의 국제조약의 폐기를 논하자는것이 진정 가능할까? 오히려 현재로서는 그 부작용을 최대한 줄일수 있는 내부의 방책을 마련하고자 노력할 필요가 있는 시점이라 생각한다. 

야권은 6월 이후 오히려 편한 입장에서 국회에서의 정책 대결을 통해 우위를 차지해갈 기회가 생겼다 생각하는것도 좋을 것이다. 여권이 내놓았던 공약들보다 한걸음 더 나아가고 더 현실성을 갖춘 정책들을 의욕적으로 제안해간다면 그 자체만으로도 새누리당의 변화에 대한 진정성을 시험대에 올림으로서 대선구도를 유리하게 가져가고 제도적으로도 양극화와 복지에 대한 대안들을 현실화할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어쨌든 패배는 패배이고 그에 대한 승복과 반성이 필요하다. 새누리당의 쇄신에 비해 야권의 대안들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그나마 심상정의 신승에 위안을 받고, 야권이 총선을 통해 드러난 여러 문제점들을 반성하고 다시 시작할 기회를 찾을수 있기를 기원해본다.

투표결과 예측놀이

그냥 가만히 있는게 낫긴 한데 그래도 심심해서 투표 예측은 한번 해보고 싶다. 그냥 여기저기 눈팅하면서 감으로 찍은거라 전혀 근거없는 찍기이다. 참고로 본인은 사지선다 적중률 25%를 자랑하는 놀라운 예지력을 가지고 있음;;

새누리당     137
민주통합당  142
통합진보당  12
자유선진당  3
진보신당     1 
무소속        5 

사실은 본인이 희망하는 구도이고 이렇게 될지는 잘 모르겠다. 일단 야권연대가 승리하는 구도이긴 하지만 새누리당도 딱히 망한건 아니라는 결과정도가 됐으면 한다. 솔직히 새누리당이 1당을 차지하기에는 그동안 이명박 정부에 대해 쌓인 감정이 적지 않다. 이명박이 이렇게까지 반감을 살 이유가 없다고 보는 분들에게 사실 어느정도 동감하지만 그렇다면 노무현 정부도 사실 그런식으로 총선 대선 말아먹을 정도의 실정을 한건 아니었다는 사실을 환기시키고 싶다. 선거중간에 나왔던 여러 자잘한 이슈들은 사실 그렇게 크게 결과에 영향을 미칠것 같지는 않다. 

중요한 선거이슈를 몇개 상기해보면 민간인 사찰문제, 야권 단일화, 그리고 야권단일화 과정에서의 통합진보당의 삽질, 후보자 자질 문제 등이다. 선거기간동안만 따지면 야권은 아무래도 몇석정도는 까먹은것 같은데 그래도 1당이 서로 뒤바뀌는 정도까지는 영향을 미지지 못했을것 같다. 

뭐 결과는 까봐야 아는거겠지만 의외로 새누리당이 1당을 차지한다면(과반은 정말 불가능해보인다;;) 야권연대를 뿌리부터 흔드는 영향을 미칠수도 있다. 문재인 대망론은 물건너가고 안티이명박으로 잡았던 큰 줄기에 대한 회의론이 고개를 들것이다. 박근혜는 더 볼것도 없는 대권후보로서 자리매김할 것이고. 그러고 보면 안철수가 이번 총선에 사실상 아무것도 안한 이유도 은근히 이런 이유였을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야권후보로서 자리잡을 생각은 굳혔지만 노골적으로 응원하다가 야권이 대승이라도 하면 안철수에 대한 의존도는 외려 사라져 버릴수도 있을테니까.

한가지 정치권에 말하고 싶은건 총선공약으로 내놓았던 양극화해소에 대한 방안들과 그에 대한 약속 잊지 말라는것이다. 아무리 공약실종 정치 운운해봤자 기억할건 다 기억하고 있다. 니들도 필요성을 느껴서 공약집 빽빽히 적어놨다는것 부디 잊지 말고 정치에 반영하기를 기대한다.

총석 공약에 대한 개인적인 인상

몇개 정당의 공약 요약집들을 들여다봤다. 공약 하나하나 따져가면서 분석해서 글을 쓰고도 싶었는데 능력이 안된다.

관심 있는 분들은 각당의 정책요약집과 경향신문의 정책평가 페이지를 참조하시는게 좋을 것 같다. 조선일보쪽도 간단히 뒤져봤는데 각당 복지공약의 현실성에 대한 비판기사들외에 정책현안들을 다양하게 평가한 페이지는 찾지 못했다.

각당 공약의 구체적인 분석이라기보다는 간단한 인상비평이다. 역시 이번 총선의 이슈는 복지와 분배가 아닐까 싶다. 돌아보면 이렇게나 복지나 양극화 해소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어 있던 선거가 있었던가 하는 생각이 든다. 야권이 짠 프레임이라기보다는 우리 사회의 문제점들이 어디에 있다고 많은 국민들이 생각하고 있는지에서 찾아야 된다고 본다. 지난 수십년간 성장에 골몰한 결과로 나온 피곤함과 현실에 대한 암울함에서 원인을 찾아야 되지 않을까 싶다. 

새누리당은 비대위 체제에서 내놓았던 각종의 개혁적인 공약안들을 대폭 축소한 모습이다. 솔직히 좋게 보이지는 않는다. 개혁적인 행보로 모인 관심을 표로 연결시키고 실제 약속이라고 내놓은 공약안은 너무도 현실적이다. 좋게 말하면 현실적인 점진적 변화를 추구하는 보수의 행보를 유지한것이지만 나쁘게 보자면 그동안의 날선 자기비판들은 공염불이었나 싶기도 하다. 다만 현재 우리사회의 문제에 대한 인식은 사실상 공유하고 있다고 봐도 무리가 없는것이 정책공약 대부분이 복지나 양극화 해소 방안에 대한 고민에서 출발한것은 분명해보인다는 점이다. 개인적인 인상으로는 문제점은 인식하고 있지만 그에 대한 해결책의 효과는 솔직히 의심스럽다는 느낌이다. 변화의 출발점이 될 수 있는 정책들일지 의문이다.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의 정책들은 기존에 주장해왔던 재벌개혁안과 복지정책의 틀을 유지하고 있어 보인다. 꽤 오래전부터 내놓았던 정책들이지만 안타깝게도 실현 가능한가에 대한 구체적인 대답 즉 재원마련에 대한 정답을 갖고 있는것처럼 보이지는 않는다. 개인적으로는 복지정책에 대한 투자가 경제적인 성장으로 돌아오게 되는 연결고리들을 보여줬으면 했는데 잘 보이지가 않는다. 성장률이 좀 떨어지고 세금에 대한 부담은 늘더라도 안정적인 일자리와 기본적인 사회안전망을 구축함으로써 사회 곳곳에 퍼진 불안감을 해소하겠다라는 방향으로 솔직하게 얘기하는것도 방법이 아니었을까 싶다.

안보의 문제는 솔직히 어느 정당이 책임을 맡는다 하더라도 그렇게 기대가 안된다. 통합진보당이 개중 낙제점 수준이고,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은 정책방향의 약간의 차이는 있겠지만 큰 차이는 없다고 본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북한과의 관계에 있어서는 민주통합당도 새누리당도 누가 낫다고 할 처지는 못되는 수준이다. 따지고 보면 이명박과 한나라당이 북한에게 당당하게 나서겠다고 한건 보기에만 좋았지 빛좋은 개살구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다. DJ 와 노무현 정부도 햇볕이 도대체 먹힌게 뭐냐고 하면 할말이 없는건 마찬가지이다. 다만 이건 우리정부의 책임이라기보다는 북한이라는 예측불허의 집단의 책임이 더 크다고 본다. 누가 상대해도 힘든건 마찬가지일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총선결과를 통해 복지와 분배에 대한 고민과 실천적인 해답들이 하나씩이라도 합의가 되고 우리 사회에 뿌리내려갔으면 하는 기대를 가지고 있다.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의 양당구도에 통합진보당이 어느정도 세력을 가지고 균형을 맞춰가는 구도였으면 한다. 새누리당이나 민주통합당만의 양당정치가 정작 변화가 필요한 시점에 기존의 틀만 고집하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들기 때문이다. 최소한의 변화만은 시도 되야 할 시점인데도 아무것도 변하지 않으면 어떻게 하나 하는 두려움같은 것이다. 개인적으로 통합진보당의 선전을 기대하고 투표하려고 하는 이유이다.


선거도우미 테스트

결과는 대충 내 성향대로 나왔다고 볼 수 있다.

1.통합진보당 2.민주통합당 3.자유선진당 4.새누리당 순이었는데

사실 잘 모름이나 중립입장을 택하는게 나을 답안도 일부러 야당쪽 공약인건 눌러준것도 있어서 제대로 된 결과는 아니긴하다. 설문할때도 솔직하게 답변을 적지는 못할때가 가끔은 있다.

실제의 성향하고 무관한 결과들을 얻은 분들도 많을 것 같은데 아마도 그분들이 더 솔직하게 설문에 임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통계학쪽은 잘 모르지만 우선 궁금한것은 정책중 핵심공약이라고 할만한 몇가지 질문들과 사실 그다지 관계가 없다 보이는 질문들도 있던데 항목별로 점수가 틀린지 아니면 모든 문항이 같은 점수가 배분되어 있는지이다. 일괄적으로 같은 점수가 매겨지는 방식이라면 아마도 정확한 정치성향과는 맞지 않는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크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실제로 객관적인 내용으로 잘 정리된 조사였다면 정책공약들이 과연 각 정당들이 추구하던 평소 정치성향과 얼마나 일치하고 있는지도 역으로 추산할수 있는 설문이라는 생각도 든다. 예를 들자면 진보적인 성향을 가진 유권자들이 자유선진당이나 한나라당 정책에 많은 성향이 일치한다고 나왔다면 한나라당과 자유선진당이 정말 말로만 좌클릭이 아닌 실제 정책상으로도 상당부분 좌클릭을 했다는 경향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일수도 있다는 생각이다. 결과적으로만 보면 나나 기타 이글루스에서 결과 올리신분들 결과를 볼때 통진, 민통, 새누리당이 각당이 갖고 있던 평소 정치성향과 큰 방향에서 비슷한 반면 자선당같은 경우는 골고루 높은 점수를 보인 면에서 나쁘게 보면 포퓰리즘적이라고 볼수 있고 좋게 보면 유권자 요구를 수용한 결과라고도 볼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새누리당의 결과 즉, 보수성향 유권자들의 요구에 잘 들어맞는 모습을 보면서 선거 준비기간 중 보여줬던 좌클릭 성향은 진보성향의 유권자나 중도성향의 유권자들에 대한 시늉정도였을 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공약 전문을 간단하게 살펴봤을때도 몇가지 상당히 신선하게 다가왔던 복지 및 경제정책들은 축소되거나 기존의 한나라당 정책에서 크게 방향을 틀지는 않은것 같은 느낌이다. 실현가능성을 검토해서 현실적인 정책들을 내놓았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부분도 있지만, 그동안 선거준비기간내에 준비한다던 공약검토안등을 통해 진보 중도 유권자들 표는 흡수할만큼 흡수해놓고는 실제 내놓은 정책에서는 그동안 한나라당이 가지고 있던 비전과 모습들에서 크게 나아간 면이 없다는 모습은 이중적으로 보이기도 한다. 정책에 대해서 좀 찬찬히 살펴볼 필요는 있지만 언론에 보도된 굵직한 정책들만 보면 기존의 보수층 유권자라면 새누리당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갈수 있는 정책이겠고 나같은 진보성향 유권자들에게는 많이 실망스런 정책안인것 같다.

민간인 사찰은 국가vs국민의 문제

리셋 KBS 뉴스 3회

KBS노조 뉴스의 민간인 사찰편을 이제 봤다. 7분 35초에 있다는 문서 기록이 2006년 문서라는 사실을 확인하러 본것이었지만 결국 다 보게 되었다.

좀 우스운것은 뉴스의 최종 결론은 파업의 정당성을 주장하는 내용이었다는 점이었다. 민간인 사찰이던 뭐던 사안을 떠나서 결과는 파업의 정당성이라 좀 기승전병의 느낌이... 물론 실제로 KBS파업이 없었다면 보도 자체가 의심스러운 사안인것은 틀림없다.

그냥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이번 민간인 사찰 의혹사건의 가장 중대한 문제는 국가와 개인의 관계에 대한 드러나지 않은 어두컴컴한 이면이 있다는 것이다. 국가의 무소불위한 권력에 대한 의지와 그걸 받쳐주는 시스템을 확인시켜줬다고 할까. 개개인 시민의 권리에 대한 국가의 의식은 한없이 바닥에 가까울 뿐인것 같다. 80%의 자료는 전 정권의 사찰자료라는 청와대의 해명은 사실여부를 떠나 이런 암시를 주고 있는듯 하다. '너희들 이미 알고 있었잖아. 전 정부도 했고 전전 정부는 도청까지 했어. 이건 우리가 갖고 있던 룰이지. 그냥 그정도의 사건일뿐이라고.'

2600건이라는 숫자는 따지고 보면 실제로 청와대의 주장대로 20프로인 520건의 사찰자료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그중 대부분은 또한 공무원에 대한 감찰을 위한 자료였을수도 있다. 2600건의 숫자는 현재 KBS노조의 입장에서 온 선동적인 숫자로 과장된 면이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양보해서 청와대의 주장이 맞다 하더라도 KBS노조가 가지고 있는 2600건의 자료가 정부가 그동안 공무원에 대한 감찰이라는 명목으로 자행해온 언론, 노조, 민간인 등에 대한 자료의 빙산의 일각일수도 있다는 가능성 또한 여전히 존재한다. 1건 --> 520건 --> 그리고 수천건으로 확인될 가능성도 마찬가지로 열어둬야 한다. 아니 드러나지 않더라도 정부가 국민들에 대한 감시의 유효한 틀을 갖고 싶어하고 또한 실제로 자행했다는 혐의는 결코 부인할수도 없고 가만히 용인해줘서도 안되는 사안이다.

불법이 드러난 사항에 대해서 관련자를 처벌하고 불법이 아닌 사항들에 대해서도 이게 정말 국가 vs 개인의 관계에 있어서 우리의 기본권을 침해하고 있는 범위는 없는지 다시한번 확인해야 되는 사안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과연 나의 권리, 나의 사생활을 침해 받지 않을 권리, 나의 사상을 검열받지 않을 권리, 또한 그것을 자유롭게 내놓을 수 있는 사회에서 살고 있느냐의 문제인 것이다. 이건 진보와 보수의 대결이 아니다. 진보와 보수의 대결은 그 체제가 진정한 민주주의를 구현하고 있는 상황에서 가능한 문제이다. 기본적인 문제이고, 김대중 노무현 정부때 민간인 사찰에 대한 보수의 비판과 이명박 정부의 민간인 사찰에 대한 비판은 단지 이번 총선에서 누구의 이슈로 소비되고 넘어갈 문제가 아닌 것이다.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 통합진보당 모든 정당들은 이에 대한 인식을 다시 한번 확인할 필요가 있다. 누가 국회의석의 다수를 얻던간에 단지 전정권의 실정에 대한 비판이 아닌 개개인의 기본권을 보장하는데 합의할 것을 다음 국회에 기대한다.

권력은 달콤하다. 기존의 법체계에서 약간의 탈법만 자행해도 얻을수 있는 그 많은 정보들은 누가 정권을 잡던간에 유지하고 싶은 유혹에 빠질것이다. 그러나 그동안의 진보 보수 정부의 연이은 불법사찰은 적어도 국가권력의 남용에 대한 염증만은 우리들 뇌리에 각인시켜줬다는 점만은 기억하길 바란다.


박노자의 도스토예프스키 비판에 대한 반론


이거 꽤 된 글이긴 한데 보면 볼수록 삽질이 넘치는 글이라 그냥 넘어갈 기분이 안든다.

박노자의 도스토예프스키 비판은 작가의 사상이 러시아근본주의라는데서 기인한다. 사실 도스토예프스키가 러시아근본주의자적인 면이 있는건 맞다. 적어도 작가 말년에 공식적인 연설에서나 박노자가 언급한 '작가일기'(잡지에 연재된 칼럼형식)에는 러시아근본주의적인 글들을 다수 찾을수 있다. 게다가 사회주의자들과 19세기 유럽에서 영향받은 자유주의자들도 싫어했다. 그러나 박노자의 중대한 착각은 작가의 러시아 근본주의사상(어디까지나 작가의 사상의 일부에 불과한)과 작가의 작품이 아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하는데 있다. 

작가에 따라서는 자신의 사상에 대한 확신이 흘러넘쳐 작품 전반을 뚫고 지나가는 경우도 종종 있다. 아니 대다수가 그렇다고 할것이다. 그런데 적어도 도스토예프스키는 아니다. 아마도 이부분이 박노자의 착각이 시작된 지점일것이다. 도스토예프스키는 드물게도 그런 법칙으로부터 벗어나 있는 작가중의 하나이다. 박노자가 예로 든 '죄와벌' 만 해도 그렇다. 죄와벌의 주제가 인간존중과 생명존중이라고? 초등학생이 읽어도 그것보다는 나은 독해를 할것이다. 도스토예프스키의 고민은 평면적이지 않았고 그 자신 스스로도 무신론과 유신론, 실존주의에 가까운 고민들에 있어서 끈임없이 해결없는 질문을 던져온 작가이다. 죄와벌의 큰 주제를 양분하고 있는 쏘냐와 스비드리가일로프가 작품에서 어느정도의 비중과 발언권을 갖고 있는지 단순히 그 분량만을 비교해도 박노자식 해석이 얼마나 유치한것인지 알수 있다. 도스토예프스키의 가장 큰 특징중 하나가 작가가 거의 모든 인물의 영혼과 개성에 균일한 발언권을 주는데 있었다는 해석을 박노자는 접해보기는 했는지가 의심스럽다.

사회주의에 대한 혐오에 있어서는 그나마 박노자식 해석이 작품에서 반영된 부분이 있다. 작가 스스로 사회주의와 공산주의적 사상에 대해서 혐오감을 가지고 있었으니까. 근데 이부분이 정권에 대한 '충성'을 증명하기 위함이었다고 해석하는건 참으로 전형적인 박노자식 끼워맞추기일뿐이다. 도스토예프스키의 사회주의에 대한 혐오는 유배되기 이전에도 이미 어느정도 있었고 사회주의의 장점에 대한 몰이해에서 출발한게 아니라 사회주의 자체의 모순에 대한 깨달음에서 출발한 것이다. 19세기 사회주의의 실현과정에서 '스탈린주의'로의 변질을 예언했던 작가가 얼마나 있었을까? 19세기 자유주의가 가졌던 인간의 이성에 대한 절대적 확신이 어떻게 산산조각이 날것인지를 도스토예프스키만큼 깊이 있게 통찰한 작가는 또 몇이나 있었나?

도스토예프스키가 러시아 근본주의자로서 '작가일기'에 올렸던 극우적인 글들은 분명히 비판받을만한 지점이 있다. 근데 그걸 작가의 작품에까지 영향을 미친 존재로 파악하는건 안됐지만 참 헛된 시도이다. 신문사 칼럼같은 형식의 작가일기를 제외한 어디에 러시아 근본주의적이고 극우적인 도스토예프스키의 작품이 있는지 어디 증명해보라. '악령'이 그렇다고? 안됐지만 '악령'이 비판한 사회주의의 문제점들, 사상을 인간에 우선시키는 사회주의자들의 비인간성과 위선에 대한 비판은 아직도 유효하다. 고치고 나아가야 될 지점이지 함부로 작가를 극우적인 인간으로 탈바꿈시켜서 슬쩍 넘어갈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도스토예프스키의 위대함은 사상과 인간의 본성에 대한 통찰과 그 모순을 단순히 하나의 주제의식을 기반으로 적어나간게 아니라 누구도 해내지 못할 정도의 균형적인 대립속에 펼쳐놓은데에 있다. 보수주의자를 표방한 작가는 보수주의를 옹호하는 글밖에 적을수없다는 박노자식 비판은 도스토예프스키한테는 해당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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